새벽은 고독한 시간이다. 고독은 곧 독립이라는 말을 한 작가가 누구였더라. 헤르만 헤세였든가. 사소한 것들을 애써 떠올리며 몸을 뒤척이면 돌아누운 몸에 감긴 이불이 함께 구겨진다. 어째서 잠들지 못하고 있는지. 옆에 사람이 없다는 핑계를 대기엔 마땅치 않았다. 긴지로에서 다같이 생활하던 때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니었으므로. 추억이지만, 돌아가고 싶다는 것과는 달랐다. 굳이 골라보자면 밤에 함께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더 물을 것도 없이 한 마디로 정답이었다. 잠들기 전에 나누던 가벼운 이야기들, 내일의 계획들, 미래를 위한 다짐들,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던 동료들. 그 분위기를 사랑했다. 본질로 파고들어 보자면 가장 약해지는 때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을.
그렇다면, 누구라도 옆에 있어주면 나는 괜찮은 건가.
당장 한 달만 전이었어도 바로 아니라는 답이 나왔을 텐데 지금은 대답하고 싶지 않다. 바로 떠오르는 사람은 있지만 꼭 그 사람이어야 하냐는 질문이 나오기 전에 숨과 함께 삼킨다. 꼭, 그 사람이어야만 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는 답이 나올 게 무서워져서.
어쩐지……
코우사카 렌은 이것을 외로움이라고 명명했다. 다른 말을 덧붙이고 싶지 않았다.
2.
새가 잡아먹히는 꿈을 꾸었다. 무슨 새였더라. 남은 깃털이 파란색이었다는 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옛날부터 파란새는 희망의 상징으로 유명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내 상징색도 파란색이었지. 쓸 데 없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3.
아침이 주는 것들이 종종 불유쾌했다. 새벽까지 상념에 젖어 천에 파고들어 있던 날은 항상 그랬다. 잠이 부족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들이 모자라면 그 뒤에 따르는 것들이 유쾌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눈부시다. 눈꺼풀의 아래까지 차오르는 아침의 상징이 반갑지만은 않다. 좀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만 더 강하게 들었다면 알람을 무시하고 잠들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느리게 숨을 내쉬곤 몸을 일으켰다. 여기저기 뻐근하지만 못 움직일 건 없는 몸상태였다. 어쩐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마음을 애써 구석으로 밀어넣는다.
바쁜 준비에도 일전의 밤을 떠올리는 건 멈출 수 없었다. 별 내용도 없는 꿈을 자주 꾸었다. 꿈은 렘수면에 의한 작용이고, 조금 나아가면 무의식의 표출이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뭘 원하고 있는 걸까. 새가 잡아먹혔던 전날의 밤을 기억한다. 내용이라도 명확하게 기억난다면 그런 유추라도 해볼 수 있을 텐데. 예를 들면 어제보다 조금 더 예전에 꾸었던 종류의 것들이라든지. 그 대목에서 쓰게 웃었다. 그건 너무 노골적이었지. 누구에게 물어도 ─ 물론 물을만한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 그런 답이 나올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꾸지 않으니까 괜찮은 게 아닐가. 어쩐지 여지를 주고 싶은 날이다. 그렇다면 또 무의식 혹은 원하는 것과는 괴리된 꿈을 꾸고 죄책감을 덜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이기적인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