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었다. 고막에서 심장으로 울리고 다리에 전해지는 것들이 대중의 일부에게 사랑받을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지. 연주의 동안 몸을 흔들고 소란을 일으켜 관중이 되는 순간만큼은 그런 생각을 들지 않게 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회전목마에 함께 올라 탄 한 패거리들이다. 야구루마 소우의 밴드는 그런 모양새였다. 그들은 금기를 다룬다.
인간은 모두 죄인이다. 원죄라는 것을 뒤집어 씌운 종교의 교리가 다른 방향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있을 것인가. 인류의 대부분이 금기를 욕망한다. 손대지 말라는 열매를 따고 싶어하고, 열지 말라는 상자를 열고 싶어하며, 넘지 말라는 선을 넘고 싶어하고, 그 과정에서 쾌락을 느끼는 사람들. 그래서 야구루마 소우는 대체로 그런 곡을 썼다. 인류와 그 역사의 태생부터 낙인처럼 찍히고 세대를 거쳐오며 이어지는 터부시되는 것들에 대한 욕망을 다루는. 고대에 태어났다면 종교화로 남았겠지. 기타의 줄을 흔들고 목으로 소리를 터트리며 야구루마는 무대에서 웃었다. 인간은 모두 지옥에 갈 것이다. 환호는 신성에 대한 모독이었으며 열정과 열망으로 가득 찬 이단이었다.
그리고 무대가 아닐 때에는 네 앞에서만 웃었다.
"단 걸로 드릴까요, 그냥 우유로 드릴까요."
"아무거나."
그러면 보통은 코코아였으나 곡을 쓰고 싶어 하는 눈치일 때는 우유를 내 왔다. 뜨겁지는 않게 데운 머그잔을 데우면 그 안에 든 고소한 액체가 작게 일렁였다. 카게야마는 야구루마의 오랜 팬이었다. 밴드를 결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변변치 못 한 CD를 처음 냈을 쯤부터 자신을 봐왔다고 했다. 그런 팬쯤이야 적지 않았으나 유독 마음이 갔다.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종종 우스웠다. 고작 밤 무대나 그럴듯한 공연의 앞 줄에서 눈이 마주쳤다고. 이벤트라도 주최하면 가장 먼저 달려와 줬다고. 팬과 사적인 관계가 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그 일로 추문이 돌고 밴드를 내려놓았던 선배, 혹은 후배들을 야구루마는 수도 없이 보았다. 목 아래로 따뜻한 우유를 넘긴다. 단 맛이라고는 가미되어 있지 않다. 이 담백함을 자신에게 맞춰주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그러면 안 되나. 야구루마는 이 쯤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달았다.
그러면 안 되는 일이잖아요.
카게야마가 그 목소리로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음은 언제에요?"
"다음 주 일요일이려나."
곡을 다 써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러면 카게야마가 밝게 웃었다. 야구루마 씨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전 믿어요. 믿으니까 이런 관계가 되었다. 잔을 내려두고 거리를 좁혔다. 키스나 섹스는 하지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행위를 하고는 했다. 시선과 눈빛과 무언의 감정들이 질척하게 얽힌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너를 보고 있으면 곡이 나왔다. 너라면 함께 지옥으로 가도 좋다고 생각해. 말하지 않았다. 지옥에 데려갈 심산은 아니었으므로. 아무래도 비유였다.